설명 | ■ 출판사 서평
이 책에서는 "감동법"이란 결국 "깨달음 표지"이며, 감동법체계란 유형론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본래적이며 꽉 짜인 "mirativity system"임이 밝혀진다. 이는 중세한국어 감동법 체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술하는 일 자체가, DeLancey(1997) 이래로 비교적 최근에 논의도기 시작하여, 아직 연구의 초기단계에 있는 세계 언어유형론 분야의 mirativity 연구에 대해 큰 이바지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한국어 mirativity 연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임은 물론이다. 이에 본서는, 자료의 수집과 분류·정리를 중심에 두어 논의를 구성하여, 이 귀중한 mirativity system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정리·기술함으로써, mirativity 연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하나의 기초연구가 되는 것을 제2의 목표로 삼고자 한다.
■ 저자소개
가와사키 케이고(河崎啓剛)
일본 동경에서 태어났다. 일본 동경대학 교양학부 초역문화과학과 언어정보과학분과를 졸업하고(2008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서 국어학을 전공하여, 문학석사(2010년) 및 문학박사(2016년)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숭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2012년~). 저서로《韓國 書誌學{의 先鞭 : 마에마 교사쿠의 작업을 중심으로》(공저, 2015년)가 있으며, 논문으로는〈“어기설”과 중세한국어 동사활용〉(2011년), 〈中期朝鮮語「하다」 「만다」の意味的関係〉(2017년)
■ 책속에서
1.3. 선행연구와 본서의 방향
1.3.1. 감동법
안병희(1967: 215‐217)는, “의도법”(1인칭) ‘‐오‐’와 똑같은 “형태교체”(음운과정)를 보여주는 “선어말어미” ‘‐옷‐’을 석출함으로써,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해당 선어말어미의 출현양상을 설명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놋‐’과 ‘‐돗‐’이, 후속하는 매개모음 //를 동화시켜 /오/로 실현시킨다는 점 또한 여기서 밝혀진 중요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는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어미 「옷」은 분명히 의도법 어미 「오」와 ㅅ의 통합”이라고 보았다. 이에 고영근(1980b: 52‐53)은 (적어도 공시적으로) 그러한 분석 가능성을 부정하여, ‘‐옷‐’을 분석 불가능한 하나의 형태소로 포착함으로써, 이 체계를 “‐옷‐, ‐돗‐” 계열과 “‐ㅅ‐” 계열이라는 두 가지 계열(형태소)로 정리하였는데, 우리는 이 견해를 오늘날까지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본서는 이들의 성과를 출발점으로 삼아, 고영근(1980b)의 체계를 바탕으로 “감동법”에 대한 형태론적 논의를 진행하되, ‘복수성(plurality)’과 ‘깨달음(mirativity)’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종래 미진하였던 자세한 의미·기능·용법 면에 대해 접근하여, 이에 바탕한 더욱 정밀한 형태론적 정리를 시도하고자 한다. 또한 고영근(1980b: 49)에서는, 선어말어미 ‘‐돗‐’과 1인칭 ‘‐오‐’가 결합한 [‐돗‐오‐]라는 형태소 연속이 존재한다는 견해가 세워졌는데, 이 견해 역시 오늘날 정설적인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다음과 같이 ‘‐도소니’, ‘‐도소다’ 중에는, ‘‐노소니’, ‘‐노소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오‐’ 개재 여부에 따라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매개모음 //→/오/ 순행동화로 인해 겉으로는 구별되지 않을 뿐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돗‐∅‐] ‐도다 [‐돗‐다] ‐도소니¹ [‐돗‐니] ‐도소다¹ [‐돗‐‐다]
[‐돗‐오‐] *‐도소라(문증되지 않음) [‐돗‐오‐다] ‐도소니² [‐돗‐오‐니] ‐도소다² [‐돗‐오‐‐다]
그러나, [‐놋‐오‐]의 경우는 ‘‐노소라’[‐놋‐오‐다]가 확실히 문증되는 데 비해, [‐돗‐오‐]의 경우는 그 존재를 확실히 증명해 주는 ‘*‐도소라’[‐돗‐오‐다]의 용례가 한글자료에서도 음독구결자료에서도 단 한 예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로 지적되어야 한다. [‐돗‐오‐]라는 형태소 연속이 정말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재고가 요망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롯‐’[‐리‐돗‐]과 ‘‐오‐’의 형태소 연속이 아예 불가능하며, 비록 주어가 1인칭인 경우라도 ‘‐리롯‐’ 뒤에는 ‘‐오‐’가 출현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는 일찍 이승희(1996: 85‐88), 정재영(1997: 622‐655), 고은숙(2013: 15‐24) 등에서 논의된 바가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주로 ‘‐리‐’와 ‘‐오‐’의 통합순서 등에 근거한 견해이긴 하지만, 본서도 이를 지지하면서, 나아가 ‘‐오‐’가 뒤에 올 수 없는 것은 ‘‐리롯‐’이라는 특수한 경우에 한정되는 일이 아니라 모든 ‘‐돗‐’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임을 논의하고자 한다.
■ 머리말
중세한국어 “감동법”은 현대어에서는 “~하도다”, “~하것다”, “~하렷다” 등 일부 어미들에 화석처럼 남아 있는 문법이다. 중세어 시기에는 이것이 더 체계적으로 활발하게 사용되면서, 단순한 “감탄”이나 “영탄”과 같은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하고 복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그 “감동법”의 정체를 찾고자 하는 연구서이다. 필자는 일본 동경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하였고, 이후 한국어사를 배우러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다. 2010년에는 대한민국 정부초청 외국인대학원장학생으로 선정되어 경제적 어려움 없이 박사과정을 다니는 혜택을 입었고, 지난 2016년 2월에는 박사학위논문 「중세한국어 감동법 연구 ― ‘깨달음’과 ‘복수성’」을 제출하며 무사히 졸업하게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부족함이 많은 이 논문이 일석학술재단으로부터 2017년 제8회 일석국어학학위논문상으로 선정되는 분에 넘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박사학위논문의 문장을 다듬고 기존의 견해나 용어를 일부 수정한 것이다 글을 집필하는 동안 필자는 숭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의 일본어 교사였다. 활기찬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그들의 젊은 에너지를 받아 그대로 연구실로 가져가는 일상 속에서 이 연구는 진행되었다. 악센트까지 까다롭게 따지는 수업을 반겨 들어 주고 모자란 선생님을 항상 밝게 대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부족하나마 필자의 힘을 다한 이 책을 한국 유학생활의 한 매듭으로서 학계에 바치며, 다시 한 번 따뜻하게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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