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후변화가 실체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녹아버린 빙산 조각 위에 북극곰이 위태롭게 의지하고 있는 먼 곳의 위협이 아니라, 서울 한복판 강남역이 침수되고 역대급 더위와 추위, 태풍이 몰아치는, 미세먼지와 전염병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인간 활동으로 유래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필요한 시대,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에너지전환 분야에서는 화력 발전에서 원자력이나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해서 전기를 만들어내고, 산업 분야에서는 수출기업 중심으로 탄소 국경 조정제도에 대한 대응, RE100과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으며, 글로벌 Value-chain에 연계된 다양한 회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송 분야는 내연기관의 종식이 가까우며, 전기차, 수소차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건축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 속도는 타 분야에 비해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건축물 자체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 등의 내용연수」를 포함하고 있는 지방공기업법 시행규칙을 참고하면, 공구, 기구, 비품, 차량 및 운반구의 내구연한은 5~12년, 산업 설비의 내구연한은 5~10년 정도이지만, 건축물은 40년의 내구연한을 가진다. 한번 지어지면 장기간 기존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건축물의 특성이 있으므로 건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이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배출량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타 분야 대비 개선이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건축물의 탄소중립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단계별 실행계획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급작스러운 정책 진행에 따른 시장 충격을 감안하여 공공 중심으로 공공기관 설치의무화제도, 제로 에너지 건축의무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별 녹색건축기준을 통해 건물의 탄소중립을 강화하고 있다. 민간 분야의 경우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건축물 탄소중립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는 않으나, 2025년 민간 분야 제로 에너지 건축 의무화가 진행될 경우 폭발적인 시장 형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개화되지 않은 민간 시장에서 시도되는 ZEB의 시행착오를 담은 책이며, Pilot 프로젝트로서 상업용 건축물의 제로 에너지 사업 진행 과정을 담고 있다. 우리가 경험한 ZEB 사업의 진행 과정이 건축물의 탄소중립, 특히 제로 에너지 건축 분야에 관심이 있는 건축주와 건축가, 에너지 자립에 관심 있는 재생에너지 분야 실무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ZEB와 BIPV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대해서 해당 업무를 처음 접하는 실무진을 생각하여, 업무에 참고할 수 있도록 배경지식과 이론적인 내용도 함께 정리하였다. 제로 에너지 건축이라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누군가의 발자취가 있다면 간접적으로 해당 업무를 경험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이 국내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2019년에 태양광 전문서적인 ‘태양광 현재와 미래를 만나다’를 집필한 바가 있다. 이 책에서도 태양광 발전의 미래인 건물일체형 태양광을 집중적으로 언급하였으나, 그 미래가 지금은 현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의무화와 등급 결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에너지 자립률인데, 에너지 자립의 결과인 ZEB 등급은 재생에너지를 건물에 얼마나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건축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적용하더라도 안정성, 심미성, 유지보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탄소저감 효과를 감안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에너지원은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이다. 따라서 태양광 사업자에게도 건물에 적용하는 BIPV는 새로운 미래 시장이 될 것이다. 본서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ZEB 1등급 건물의 진행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성의 융합을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이 책의 집필에 참여했다. 설계 파트는 쿠오타디자인건축사사무소가 담당했다. 손정락 대표는 공간을 에너지 흐름으로 해석하며, 건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며,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건축가이다. 친환경 파트는 국내 최대 친환경 건축 컨설팅그룹인 EAN 테크놀로지가 담당했다. 박성호 에너지솔루션 부문장은 탄소 발생량 저감과 지속가능한 건축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친환경 컨설턴트로서는 드물게 건설회사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송치호 본부장은 탄소중립 건축, 시뮬레이션 전문가로서 패시브 관점에서 단열계획, 액티브 관점에서 고효율 설비적용을 고민하였다. 김가령 박사는 BEMS 전문가로서 에너지 소비현황 분석 및 사용량 관리 등에 전문성을 발휘해 주었다. 프로젝트 추진 파트는 에너지엑스 그룹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지왕 본부장은 건축자재와 에너지효율 분석 전문가로서 국내 최초 상업용 ZEB 1등급 건물 프로젝트의 총괄 PM 역할을 수행하였다. 송상민 대표는 건자재와 BIPV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일체형 태양광의 입면 BIPV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였다. 박성현 대표는 금융전문가의 경력을 가진 연쇄 창업가로서 ZEB 사업구조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였다. 집필에 참여한 전문가 외에도 다양한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특히, 국내 최초 상업용 ZEB 1등급 건축을 위한 사업추진을 과감히 결정해 주신 에너지엑스 그룹의 박성현, 홍두화 공동대표님, 정보경 플랫폼그룹 대표님께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도서제작과 관련하여 다양한 자료를 제공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한밭대 건축공학과 윤종호 교수님, 서울시 녹색에너지과 최유종 주무관님, ㈜에이비엠 김병철 회장님, 김정훈 부사장님, 서현수 부장님, ㈜아반시스 지준페이 대표님, 박병준 상무님, 김원영 부장님, 한정규 부장님, 유신재 부장님. 이기성 부장님, ㈜에스지에너지 이진섭 대표님, 이길송 지사장님, 연규정 부장님, 이도하 차장님, 신주영 대리님, ㈜EAN 테크놀로지 신지웅 대표님, ㈜엑스파워 박용진 이사님, 서성원 이사님, 김락웅 본부장님, 박흥덕 전무님, 현장에서 디자인의 구현, 감리에 힘써 주시는 쿠오타디자인건축사사무소 이은령 이사님, 탑에너지 이광철 대표님, 해동엔지니어링 이완형 대표님, ENDIVE 이재혁 대표님, 에브리 유즈 최원석 소장님, ㈜알파에너웍스 안현진 대표님, ㈜에스케이솔라 조근영 대표님, ㈜제일구조건축사 한경민 소장님, ㈜대성솔라 양성우 대표님, ㈜중앙강재 천지현 부사장님, ㈜유아이네트웍스 정성훈 부사장님, 양민욱 팀장님, 제로 에너지 그린리모델링 협동조합 김하연 이사장님, ‘태양광 현재와 미래를 만나다’의 공동저자이자 항상 사업방향에 대해 조언해 주시는 박경빈 단장님, 강민철 부장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통찰력을 일깨워 주시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신민수 교수님, 멘토로서 많은 도움을 주시는 김현국 사장님, 에너지엑스 ESG 그룹의 이택상 님, 양세진 님, 공지은 님, 하선호 님, 홍예진 님,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고세진 님, 지구환경과학부 채윤주 님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집필기간이 지연됨에도 기다려주시고, 높은 전문성으로 편집과정을 진행해 주신 신구문화사 대표님과 최승복 편집부장님 이하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오랜 집필과정에서 저녁, 주말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고 노트북과 씨름하고 있는 가장을 묵묵하게 응원해 주고, 마음으로 지지해 주는 민경 님, 민진 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2023년 봄 대표저자 박성진 |